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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 사제 신품성사

주 할례 축일이자 성 대 바실리오스 축일인 2023년 1월 1일 일요일, 요한 박인곤 사제 신품성사가 서울 성 니콜라스 대성당에서 성찬예배와 함께 거행되었습니다. 많은 신도들이 참석한 가운데 암브로시오스 한국 대주교 & 일본 엑사호르, 안토니오스 우종현 대신부, 로만 신부, 안토니오스 임종훈 신부가 함께 신품성사를 집전하였습니다. 

서품을 받으며 요한 보제는 다음과 같은 말씀을 전했습니다 :

… 보제로서 저는 매번 성찬예배 때 “주를 섬김은 하늘의 천사들에게도 두렵고 힘든 일이기 때문이나이다.”라는 대입당 전 기도의 말씀을 항상 되뇌었습니다. 보제로 봉직하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체험하고, 깨달은 것을 토대로 하느님에 대한 경건한 마음과 신뢰를 가지고 임해야겠다고 항상 생각하였습니다. 그럼에도 막상 사제품을 받는 이 순간에 제가 사목자로 과연 교회의 양떼를 잘 돌 볼 수 있을지 두려움이 먼저 앞섭니다. 그러나 형언할 수 없고 측량할 수 없는 주님의 사랑으로, 사람을 위하시는 주님께서 자비를 베풀어 주시어 도움을 주실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이 자리에 있습니다.

사도 바울로께서 제자 디모테오에게 “믿음과 맑은 양심을 가지고 싸워야 합니다.”(디모테오 전 1:19)라고 한 말씀과 또한 “무엇보다도 먼저 모든 사람을 위해서 간구와 기원과 간청과 감사의 기도를 드리라고”(디모테오 전 2:1) 권고한 말씀을 되새기면서 항상 하느님의 종으로 사랑과 겸손함으로 하느님과 사람을 위하는 사역을 충실히 해나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또한 사제의 목에 걸치는 영대(에삐뜨라힐리온)가 사제의 재산이고 권리가 아닌 은총이라는 것을 항상 잊지 않겠습니다.

또한 주께 간구하나이다. 죄인이요, 부당한 종이 인 몸을 굽어 살피시어 모든 사악한 생각에서 내 마음과 영혼을 깨끗하게 해주시고 주 성령의 권능으로 나를 굳세게 해주어, 사제직의 은총을 입은 몸으로 여기 주의 거룩한 제단 앞에 서게 하시며 거룩하고 흠 없는 주의 성체와 고귀한 성혈을 축성할 수 있게 해주소서.

오늘 이 거룩한 순간을 맞이할 수 있도록 저에게 영적으로 영감을 불어넣어주신 고 소티리오스 대주교님을 항상 기억하고,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지난 9년 동안 보제로 교회의 일을 하면서 저의 많은 잘못과 부족함을 사랑과 관용으로, 또는 충고와 권고로 올바르게 이끌어주신 암브로시오스 대주교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또한 이 자리까지 올 수 있도록 인도해주신 모든 신부님들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하늘나라에서 지켜보고 계시는 아버지와 힘든 시간을 묵묵히 함께 해오신 어머니와 동생들에게 감사드립니다.
특히, 제가 이 자리까지 올 수 있도록 크고 많은 십자가를 함께 짊어진 사랑하는 내 아내 안젤라와 딸 이리니 정말 고맙습니다.
제가 어려움과 위기 속에 있을 때에도 항상 도와주시고 희망의 빛을 비추어주신 성모님과 우리의 수호성인인 성 니콜라스 성인과 모든 성인들께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알게, 모르게 잘못한 것이나 저로 인해 마음의 상처를 받으신 모든 분들에게 용서를 구합니다. 용서해주십시오. 그리고 이러한 큰 책임을 짊어지고 나아가는데 있어 모든 분들께, 많은 충고와 질책으로 제가 겸손하게 하느님 앞에 나아갈 수 있도록 협조 부탁드립니다.

성사를 주관한 암브로시오스 대주교께서는 다음과 같이 따뜻한 격려의 말씀을 전하셨습니다 :

친애하는 요한 보제여, 오늘 그대는 성직의 두 번째 직분인 사제직을 받기 위해, 주님 안의 두 형제 사제들에 의해 지성소의 문 앞으로 인도되었습니다. 이것은 사제직이 두 가지 직무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는 하느님에 대한 사역이고, 다른 하나는 사람들에 대한 사역입니다. 그대의 사역은 하느님을 위한 것이며, 사람들을 위한 것이 되어야 합니다. 무엇을 하든지, 하느님과 하느님의 자녀들에 대한 큰 사랑으로 임하십시오. 하느님의 집전자로서, 그대가 과연 누구의 사역자이며 누구를 섬기고 있는지를 항상 생각하십시오. 동시에 다음의 사항을 꼭 잊지 말고 기억하십시오. 특히 그대가 어렵고 힘든 순간에 놓일 때 잊지 마십시오. 사람들을 구원하는 거룩한 사역을 하느님께서 친히 오늘부터 그대에게도 맡기신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바로 그 사람들을 위해 희생당하시고 거룩한 피를 흘리셨습니다. 이 사항을 꼭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우리 한국 교회의 모든 성직자들과 신자들의 기도가, 특히 그대의 경건한 어머니와 가족들의 기도가 그대의 이중 사역에 함께 할 것입니다. 또 영원히 기억되실 故 소티리오스 대주교님과, 그대의 부친 故 시메온 교우, 그분들과 함께 하늘나라에 있는 모든 정교회 친척들의 기도가 그대와 함께할 것입니다.

… 그대에게 항상 하느님의 축복이 함께하고, 그대가 마지막 숨을 거둘 때까지 하느님을 거룩하게 섬기도록 하느님께서 그대를 합당케 해주시기를 바랍니다. 아멘.

예배 후에 이어진 사랑의 오찬 동안 많은 분들이 새로 서품을 받은 요한 신부에게 기쁨과 사랑, 존경을 담은 축하의 인사말씀을 전하였으며 새해맞이 바실로삐타를 함께 나누었습니다.

요한 사제는 그리스 테살로니키 대학교 신학대학에서 신학을 공부하였고 한 가정의 가장이며 보제로 서울 성 니콜라스 대성당에서 9년 동안 열정적으로 주님께 봉사하였습니다. 요한 신부는이제 울산 성 디오니시오스 성당의 사제로서 맡은 바 소명을 다하게 될 것입니다. 합당합니다! 악시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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