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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4.29. WCC 제11차 총회 한국동행모임

한국동행모임 주관 ‘우크라이나 평화를 위한 기도식’이 지난 4월 29일 금요일 저녁 7시 30분에 러시아대사관 앞에서 열렸습니다. 기도식에는 암브로시오스 대주교, 로만 카브착 신부, 안토니오스 임종훈 신부, 요한 박인곤 보제가 참석하였습니다.  암브로시오스 대주교는 기도식에서 다음과 같이 기원하셨습니다 :

주 안에서 친애하는 형제자매여러분,
오늘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위한 기도식에서 연설하고 전쟁에 대한 정교회 신자의 대다수의 입장을 말할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러시아 연방이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벌이는 동안, 많은 사람들은 정교회가 전쟁을 지지한다는 인상을 받고 있습니다. 이는 모스크바 총대주교청이 전쟁과 전쟁 범죄를 규탄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직간접적으로 축복했다는 애통한 사실에서 기인하는 것입니다.

“당신들 정교인들은 전쟁을 지지합니까?”라고 묻는 모든 사람들에게 저희는 다음과 같이 명확하고 분명하게 대답합니다.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 정교회의 가르침과 전통은 어떠한 침략적인 전쟁도 용납하지 않습니다. 전쟁은 존재하는 죄들 가운데 가장 큰 죄입니다. 전쟁은 우리가 믿는 복음 말씀을 거스릅니다. 정교인으로서 교회 영역이나 정치 영역에 있으면서, 이와 다른 의견을 표현한다면, 그는 결코 정교인이라고 불릴 자격이 없습니다. 달리 말하면, 전쟁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입장과 태도가 정교회 믿음과 일치한다고 믿는다면, 우리는 그들에게 복음 말씀과 정교회의 교회법을 다시 읽고 공부하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어쨌거나 우리는 그들의 태도를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그들의 태도가 하느님의 뜻에 반대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하느님의 뜻에 반대되는 것은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우리의 반대편에 있게 됩니다.”

러시아 정교회 대표들은 우크라이나의 전쟁을 “신성한 전쟁”이라 표현했습니다. 이에 대해, 성 사도 안드레아가 세운, 첫째 자리에 있는 교회인 콘스탄티노플 교회의 대표자 바르톨로메오스 세계 총대주교님은 다음과 같이 답변하셨습니다. “이 전쟁은 어떤 이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신성한 전쟁도 아니고 축복받은 전쟁도 아닙니다. 악마적이고, 신성을 모독하는 불경한 전쟁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지구상 어디에서든 하느님의 형상인 사람에 대해 벌이는 모든 전쟁과 모든 폭력 행위를 규탄하듯 우크라이나에 대한 동족상잔의 전쟁을 규탄하는 이유는, 정치적인 것이 아니라 명백히 윤리적인 것입니다.

저는 오늘, WCC 제11차 총회 한국동행모임에서 주관한, 전쟁에 반대하고 전쟁 희생자들을 위해 기도하는 이 자리에, 정치인으로 참석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에 거주하는 모든 정교회 신자들의 영적 아버지로서 한국정교회 성직자들과 몇몇 신자들과 함께 참석하고 있습니다. 전쟁이 시작된 날부터 오늘 이 순간까지 전 세계 정교인 대다수의 입에서 수없이 표현된 너무도 당연하고 자명한 말을 되풀이하기 위해 이렇게 함께하고 있습니다. 그 말은 다음과 같습니다. “전쟁을 즉각 중단하십시오. 전쟁에는 승자가 없고 패자만 있을 뿐입니다. 전쟁 범죄는 그 누구도 행복하게 만들 수 없습니다. 전쟁은 수치와 고통, 눈물과 난민, 그리고 폐허가 된 도시만 남길 뿐입니다.”

끝으로, 바르톨로메오스 세계 총대주교님께서 최근 발표하신 성명서의 내용을 전해드리겠습니다. 이 말씀이 하루 빨리 실현되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제 말씀을 마치겠습니다.
“우리는 정의를 지지하고 진리를 지지합니다. 정의와 진리는 우크라이나와 함께 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도 우크라이나와 함께합니다. 복음 말씀은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진리가 바로 그리스도임을 믿는다.’ 그러므로 그리스도께서는 우크라이나를 해방 시켜주실 것입니다. 진리가 그들 편에 서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모두는 온 마음을 다해 이 참혹한 전쟁이 하루 빨리 끝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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