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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의 외면과 코로나19라는 “하늘의 징계”

 창조물들이 낙원에서 추방되고 나서 구세주께서 오시기까지 오랜 세월이 걸렸다는 사실은 무척 인상적입니다. 이 긴 기간 동안 하느님께서 사람들을 외면한 것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진실이 아닙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손으로 빚은 피조물을 절대로 외면하지 않으셨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지상에서 사람들이 살아가는 길을 아버지의 사랑으로 살펴보고 계셨습니다. 때때로 천사들과 예언자들과 당신의 기적들을 통해, 우리를 가르치시기 위해 시련을 주심으로써 하느님은 현존하고 계시다는 메시지를 보내셨습니다. 타락한 후에 사람들의 마음에 하느님을 찾으려는 갈망을 체계적으로, 참을성 있게 구축하셨습니다. 첫 창조물들의 타락과 그들이 창조주를 향해 보인 반항이 너무 컸기 때문에 사람들은 기다리는 메시아를 만나기까지에는 오랜 시간의 준비가 필요했습니다.

오늘날 우리 시대에, 너무나 해로운 코로나19 전염병은 많은 사람들에게 하느님께서 사람들을 외면하셨다는 느낌을 갖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하느님께서 우리를 외면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가르치시기 위해 드러나 보이지 않는 모습으로 계시지만, 근본적으로 절대로 우리를 외면한 적이 없으십니다. 하느님의 은총은 사람으로 인해 가려져 있을 뿐 사라지지 않습니다. 다만 많은 경우 우리들에게 보이지 않을 뿐입니다. 만약 실제로 하느님의 은총이 사라진다면, 우리 모두도 그와 동시에 사라질 것입니다. 왜냐하면 하느님의 은총 없이는 어느 누구도 살 수 없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모두 하느님으로부터 외면당한 채 살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많은 경우에 있어서 우리가 우리 안으로부터 하느님의 현존을 강하게 느끼고 있듯이, 어떤 경우에 잠시 동안 하느님께서 계시지 않는다고 느끼면서 살기도 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가 영적으로 성장하고 더 겸손해지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서, 하느님께서 우리들에게 “나를 떠나서는 너희가 아무것도 할 수 없다.”(요한 15:5) 하고 말씀하셨던 것처럼,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오직 하느님 안에서만 할 수 있는 것이지 우리가 우리의 힘으로 해내는 것이 아닌 것입니다.

우리들에게 교육적이면서 특징적인 것은 그리스도께서도 사람으로서 십자가 위에서 하느님에게서 외면 받으신 것처럼 보였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큰소리로 “나의 하느님, 나의 하느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마태오27:46)라고 부르짖으셨던 것입니다.

오늘날 이 끔찍한 전염병은 “하늘이 내린 징계”의 하나로서 우리가 분별력 있게 행동하도록 하기 위한 것입니다. 자식을 낳은 아버지가 자식을 올바르게 살아가도록 하기 위해 교육적인 차원에서 자식에게 벌을 주듯이, 하늘의 아버지께서도 우리들이 하느님으로부터 멀어져 있는 것, 하느님에 대해 우리들이 불신하는 것, 우리들이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하는 것으로부터 깨어나게 하기 위해서 이러한 시련을 용납하신 것입니다.

여기서 혹시 어떤 사람은 하늘의 “징계”를 형벌인 것처럼 잘못 이해하여 하느님을 남을 괴롭히면서 즐기는 사디스트처럼 형벌을 가하는 존재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사용한 “징계”라는 용어는 우리 그리스도 교회에서 하나의 형벌을 주는 의미가 있는 말이 아니고, 영적으로 병들어 있는 사람에게 형언할 수 없이 자애로운 하느님과 교회가 주는 치유적인 행위라는 의미로 사용합니다.

이 전염병은 하나의 시련이지만, 우리는 그리스도께 순종하며 이 시련을 받아들여야만 합니다. 겸손한 마음을 가지고 우리의 죄를 인식하고, “우리가 한 짓을 보아서 우리는 이런 벌을 받아 마땅합니다.”(루가23:41)라는 성서 말씀처럼 뉘우치며 시련을 받아들입시다. 어떤 이유로도 이 시련을 하늘로부터 분리해서는 안 됩니다. 하느님께서 용납하지 않으시는데도 모든 인류가 이런 시련을 겪게 되는 것이 가능할까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사랑이신 삼위일체 하느님보다 더 큰 힘과 권능을 가질 수 있을까요?

우리는 “하늘의 징계”를 먼저 기도하며 받아들여야만 합니다. 우리는 애원하는 손을 하늘로 들어 올려서 우리의 당할 시련의 날들을 줄여 주시도록 우리의 자애로우신 주님께 눈물로 간청합시다.(마르코13:20 참조) 그리고 두 번째로 “하늘의 징계”를 교육적인 것이라고 받아들입시다. 즉, 이 전염병이 우리의 구원을 위해서 필요한, 무한한 사랑이 주신 하나의 축복된 교육이라고 전적으로 믿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 삶에서 구원론적 지향이 없는 것은 어떤 것도 용납하지 않습니다. 세 번째로 “하늘의 징계”를 회개로 대처합시다. 셀 수 없이 많은 사례가 성서와 교회의 삶에서 확증하고 있습니다. 즉, 진정한 회개는 하느님을 크게 감동시키고 하느님께서 당신의 결정까지 변경하게 만들었습니다. 강력한 예로 니느웨 사람들의 진정한 회개로, 삼 일만에 하느님께서 뜻을 바꾸어 그들의 도시를 멸하지 않게 하는 데 충분했고(요나3:1~10), 요한 크리소스토모스 성인께서 언급하신 “자애로 하느님께서 거짓을 이야기했다!”라는 것도 봅니다. 만약 우리가 니느웨 사람들처럼 회개하는 자리에 있었다면 다음과 같이 기도했을 것입니다: “주여, 우리가 잘못을 중단하였듯이 당신의 노여움을 멈추십시오. 우리가 나쁜 것을 중단하였듯이 당신의 형벌을 멈추십시오. 두려움으로 우리에게 교육을 주었으니, 우리가 당신에게 사랑을 증명할 수 있도록 시간을 주소서.” 이렇게 하면 우리들의 진정한 회개를 보시고 하느님께서는 “뜻을 돌이켜”(요나3:10) “하늘의 징계”를 우리로부터 가져가실 것이라고 확신하게 될 것입니다.

혹시, 어떤 사람은 이런 의문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해 우리를 보호하기 위해 어떠한 것도 하지 말고 하느님의 섭리에 모든 것을 맡깁니까?” 물론 아닙니다. 우리는 건강을 위한 지침에 따르고, 의사의 소견을 듣고, 필요한 약을 복용할 것이고, 예방접종을 할 것이고, 전문가들이 제안하는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권고를 따를 것입니다. 또한 “하느님께서 의사를 당신의 도구로 세우셨기 때문에 우리는 의사를 존중해야만 합니다. 하늘 높은 곳에 계시는 이가 의사에게 진료를 할 수 있게 지식을 주시고, 약초를 땅에 나게 하셨으며, 지혜로운 사람은 이 약들을 사용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을 것입니다.”(집회서38:1~2, 4) 무엇보다도 먼저 우리의 정신과 마음은 “우리 영혼과 육체의 의사”이신 주님에게 향해 있어야 하고, 이 끔찍한 재앙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저 한 말씀만”(마태오8:8) 해달고 간청해야합니다.

인류에게 닥친 이 어려운 시기에, 우리의 회개를, 우리의 마음의 탄식을 향해 하느님이 굽어보실 것입니다. 왜냐하면 하늘의 아버지께서는 지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무관심으로 내버려 두지 않으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우리의 잘못을 빨리 깨달을수록, 더욱 진정으로 회개할수록 하느님께서는 더 빨리 “하늘의 징계”를 풀어 주시고 우리가 하느님의 은총으로 코로나19 다음 시대로 들어가게 해주실 것입니다.

✝암브로시오스 조성암 한국대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