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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스탄티노플 새 로마의 대주교이자 세계총대주교 바르톨로메오스의 성탄 대축일 메시지

베들레헴에서 태어나신 구세주 그리스도의 은총과 자비와 평화가

하느님의 자비를 통하여 온 교회에 임하길 기원하며

 

주님 안에서 존경하는 형제들과 사랑하는 자녀 여러분,

 

지극히 거룩하시고 자애로우신 하느님께 영광 드립니다. 올해도 하느님께서는 우리로 하여금 하느님 말씀이신 성자께서 “우리 사람들과 사람들의 구원을 위해서” 육신을 취하신 성탄 대축일을 어김없이 맞이할 수 있도록 큰 은혜를 베풀어 주셨습니다.

하느님께서 사람이 되신 이 신비로 인해, 어둠과 죽음의 그늘 아래 있던 사람들이 “빛의 아들”이 되었고, 사람들에겐 은총으로 신화되는 복된 길이 다시 열렸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교회의 성사들을 통해 우리의 존재 안에 태어나시고 드러나신다고 고백자 성 막시모스는 강조합니다. 하느님은 철학자들의 신도, 하나의 이데아도 아닙니다. 우리가 믿는 하느님은 “임마누엘”, 즉 “우리와 함께 계시는 하느님”이시고, 그래서 우리 자신보다 우리에게 더 가까이 계시는 분이십니다.

하느님 말씀의 육화는 사람이 되신 하느님을 통한 진리의 발현이고, 이 진리는 특히, 오늘날 우리사회에 만연해 있는 물질주의와 인간중심주의의 어둠에서 사람들을 구원해줍니다.

오늘날 오만과 무신론, 자기중심주의와 쾌락주의로 표현되는 세속주의 이념은 희생적인 사랑과 회개를 “나약함의 도덕”으로만 여깁니다. 오늘날의 이러한 세태는 사탄과 결속된 사람들뿐만 아니라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까지도 대표하는 경향으로 여겨지는 반면, 그와 다른 방향에선 여러 양태의 순결주의와 신비주의가 아무 열매 없는 영성을 추구하면서, 올바른 말씀과 기술과 문화를 거부합니다. 그리고 이들은 아무 근거도 없이 배타적인 진리를 내세우면서 진리의 이름으로 폭력과 분열을 일으키는 근본주의로 숨어듭니다. 이렇듯 세상의 신격화와 사탄화는 세상과 역사와 문화를 혼돈 속에 몰아넣고 있습니다.

그리스도교 신앙은 사랑의 하느님께서 사람을 구원하시리라 확신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사람의 본성을 취하시어, 처음 창조된 선조들이 타락하여 잃어버렸던 하느님의 “형상과 닮음”을 다시 회복시켜주셨습니다. 하느님-인간(완전한 하느님이시면서, 완전한 사람)이신 구세주께서 “사람의 육신”을 취하시고 “처음으로, 홀로”, “참 사람”을 보여주셨습니다. 그리스도의 교회는 “공동의 구원”, “공동의 자유”의 장소이고, “공동의 왕국”에 대한 희망입니다. 교회의 핵심은 사람을 자유롭게 하는 진리를 살아가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삶은 “사랑 안에서 실현됩니다.” 이 사랑은 자애로우신 하느님으로부터 나오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외아들을 이 세상에 보내 주셨고, 우리는 그분을 통해서 생명을 얻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하느님의 사랑이 우리 가운데 분명히 나타났습니다. 내가 말하는 사랑은 하느님에게 대한 우리의 사랑이 아니라 우리에게 대한 하느님의 사랑입니다.”(요한I서 4:9~10) 사랑이 있는 곳은 어느 곳이든 하느님이 함께 계십니다.

이 구원의 진리는 우리 구세주의 오래된 탄생을 기념하는 방법 안에서도 마땅히 표현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이 축일에, 항상 무한한 자비를 베푸시는 하느님께 감사 드려야 하며 그리스도 안에서의 자유와 진리를 고백해야 합니다. 그리스도의 탄생을 축하한다는 것은 폭력과 불의가 만연한 사회에 반대하는 것이고, “그리스도가 배제되고 허영심과 과소비만 넘쳐나는 성탄절”로 변질되어 버린 세속적인 풍속에 반대한다는 것이며, “아기 예수”와 함께 또 다시 다양한 권력에 맞서는 것입니다.

존경하는 형제여러분과 친애하는 하느님의 자녀들이여,

역사의 변화와 그 결과를 예측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참된 신앙은 의심할 것이 없습니다. 말씀이 육신이 되었습니다. “진리가 왔으며” 어둠은 가버렸습니다. 우리는 이미 하느님의 왕국에 참여하였습니다. 우리의 미래는 그리스도께 달렸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어제나 오늘이나 또 영원히 변하지 않으시는 분이십니다.” (히브리서13:8) 또한 그리스도의 교회는 언제나 하느님 안에서 거룩하게 살아가는 곳으로 남아서, 세상과 인간을 다시 태어나게 할 것입니다. 교회는 하늘나라의 맛을 미리 보여줄 것이고, 지속적으로 “복음을 전파”할 것이며, “세상에 하느님의 선물을 나누어 줄 것입니다.”. 그 선물은 하느님의 사랑, 평화, 정의, 화해, 부활의 힘과 영원함에 대한 희망입니다.

베들레헴에 태어난 신성한 아기와 이 아기를 품에 안은 성모님 앞에 겸허히 무릎을 꿇고, 육신을 취하신 “완전한 하느님”을 경배하면서, 우리 세계총대주교청은 그리스도의 거룩하고 위대한 교회에 속한 전 세계 모든 자녀 여러분을 위해 온 마음 다해 기원합니다. 12일 동안 이어지는 이 거룩한 성탄대축일 기간 동안 영광스럽고 풍요로운 결실을 수확하며 한해를 마무리하시고, 또 주님의 성덕을 누리는 새해를 기쁨으로 맞이하십시오.

 

2018년 성탄절에

하느님 앞에서 여러분을 위해 열렬히 탄원하는

✝콘스탄티노플의 바르톨로메오스 세계총대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