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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브로시오스 대주교 2019년 부활절 메시지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하느님께서는 우리 타락한 인간에게 그리스도의 빛나는 부활이라는 최고의 선물을 주셨고, 올해도 우리가 이 거룩한 선물, 그리스도의 부활을 경축할 수 있도록 큰 은총을 베푸셨습니다.

그리스도의 부활은 우리 모두의 부활을 위한 것입니다. 그것은 태초에 창조주 하느님께서 만드신 바 죽음을 이기는 생명의 원천과 하나가 되는 것입니다.

“죄를 물리치시고 우리를 부활시키셨습니다.”(애니 4조)라고 노래하듯, 그리스도께서는 죄 속에서 잠자고 있는 우리를 깨우시고 타락에서 건져주셨습니다. 그리하여 우리는 “그리스도와 같이 다시 살아나기를”(로마서 5:6) 간구하며 거룩한 교회에서 하느님을 찬양합니다.

“죽은 이들의 부활과 후세의 영생을 굳게 믿고 기다리나이다.”라고 고백하지만, 그리스도의 부활은 죽음 후 영생만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이 세상에서 진정으로 영적 부활을 누리지 못한다면, 죽어서도 우리는 부활의 생명을 누리지 못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세상에서의 영적 부활이란 무엇을 의미할까요?

먼저는 “우리가 이미 죽어서 죄의 권세에서 벗어난 이상 그대로 죄를 지으며 살 수 없다”(로마서 6:2)는 의미이며, “그리스도와 같이 살아나서 또한 그분과 하나가 될 것”(로마서6:4)이라는 의미입니다.

또한 “예전의 우리는 그분과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혀서 죄에 물든 육체는 죽어 버리고 이제는 죄의 종살이에서 벗어나게 되었다는 것, 이미 죽은 사람은 죄에서 해방된 것”(로마서 6:6~7)이라는 의미입니다.

거룩한 성가작가는 교회의 이 위대한 진리를 절대적인 신념으로 삼아 ‘부활 카논 3오디’의 한 성가에서 이렇게 노래합니다. “그리스도여, 어제 나는 당신과 함께 묻혔지만, 오늘 나는 당신의 부활에 참여함으로써 당신과 함께 깨어났나이다. 구세주여, 당신의 십자가 죽음의 수난을 지나온 나에게 하늘 왕국의 영광을 나누어 주소서.”

위에서 말한 부활의 의미들은 모두 그리스도의 부활을 이론만 아니라 삶으로 고백할 때, 다시 말해 우리가 부활한 사람으로 살아갈 때, 우리의 생명은 “이제와 항상 또 영원히” 부활할 것임을 분명히 선언합니다. 다시 말해 그리스도의 부활은 철학적 관념이 아니라 부활하신 주 예수 그리스도의 삶에 토대를 둔 구체적인 삶의 방식이라는 것입니다.

부활을 삶으로 고백하고 행동으로 실천한다는 것은 이런 의미입니다.

먼저 부활한 사람은 자신의 죄를 회개하고 다시는 죄를 범하지 않기 위해 노력합니다. 왜냐하면 죄는 영원한 죽음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부활한 사람은 모두를 사랑하며 “부활로 모든 이를 용서합니다.”(부활절 조과 영광송)

또한 부활한 사람은 생의 매 순간에 하느님께 영광 드리며 살아갑니다. 즉, “여러분은 먹든지 마시든지 그리고 무슨 일을 하든지 모든 일을 오직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서 하십시오.”(I 고린도10:31)라는 말씀대로 살아갑니다.

또한 부활한 사람은 “그리스도의 기쁨을 마음껏 누립니다.”(요한17:13) 또한 이 하느님의 기쁨을 만나는 모든 이에게 전달합니다.

마지막으로 부활한 사람은 자신의 행동으로 빛을 발합니다. 왜냐하면 그리스도의 부활 후 “하늘, 땅, 지옥, 온 세상이 이제 빛으로 가득 찼기”(부활 카논 3오디) 때문입니다.

친애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피시디아의 소티리오스 대주교님과 성직자들과 하느님 안에서 봉직하고 있는 모든 분과 함께 영적 기쁨을 전하며 그리스도 부활의 인사를 드립니다.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셨습니다!

우리 모두의 삶이 부활의 삶이되길 기원합니다. 또 모든 성인들이 그러하셨듯이, 우리 각자에게도 “행실로 가르쳤도다.”라는 교회의 선언이 진정으로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그러면 우리 또한 그리스도 부활의 명백한 증인과 전령이 될 것입니다.

부활하신 주님의 풍성한 사랑 안에서

✝암브로시오스 조성암 한국대주교